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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종이팩은 종이가 아니야!

by 한지선 2024. 1. 2.

2022년 마산권역 10개 아파트 및 9개 동을 조사한 결과 종이팩 수거함이 폐지와 별도로 수거되는 곳이  한 곳도 없었습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을 계획했고 7월부터 경상남도 민간단체 환경보전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종이팩을 수거했습니다.

 

종이팩은 일반팩과 멸균팩을 말합니다. 일반팩은 우리가 흔히 아는 우유팩이고 멸균팩은 안쪽면이 알루미늄(은박)으로 코팅된 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종이팩은 별도의 재활용 공정을 따르기에 종이가 아니라 종이팩류로 별도 분리배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2020년 종이팩 재활용률 통계를 보면 한국의 종이팩 재활용률은 겨우 15.8%에 불가하고 배출함이 분리되어 있지 않아 종이류나 일반쓰레기에 섞여 버려집니다. 

 

분리배출함만 따로 있어도 그냥 버려지는 종이팩을 조금이나마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원된 예산에 맞게 종이팩 수거함은 두꺼운 박스 종이로 제작했고 마산YMCA뿐만 아니라 위카페다온, 마산청소년문화의집, 마산YWCA, 마산회원노인종합복지관, 맘스리봄, 상곡어울림작은도서관, 담다 카페, 양산YMCA 에서 종이팩 수거에 동참해 주었습니다. 

 

 

종이팩 수거에서 중요한 점은 많이 수거하는 것이 아니라 잘! 수거하는 것입니다. 다른 재활용 분리배출도 이물질 없이 깨끗하게 씻어 내거나 비닐 등을 제거해야 하는 것처럼 종이팩도 물로 헹군 후 펼친 상태로 말려서 배출해야 합니다. 종이팩을 깨끗하게 세척하지 않으면, 부패하기 쉽고 악취가 심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름에 시작한 종이팩 수거는 대부분 깨끗하게 잘 말려져 수거되었음에도 냄새가 나서 조금 괴로웠습니다. 

 

 

매월 마지막주 수거된 종이팩들은 일반팩(우유팩)은 대, 중, 소 크기별로 분류하고 멸균팩은 크기 상관없이 개수를 세었습니다. 창원시의 경우 1kg을 모아 행정복지센터로 가져가면 휴지 1개를 주고 양산에서는 1kg에 쓰레기종량제봉투 10리터 2장을 줍니다. 양산YMCA에서는 쓰레기 종량제봉투로 교환을 진행했고 마산YMCA에서는 각 수거처에서 모아둔 종이팩을 한살림경남에서 다시 수거해갔습니다.

 

종이팩은 재활용 공정을 거쳐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집니다. 일반팩(우유팩)은 재생휴지로 멸균팩은 알루미늄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쳐 펄프는 핸드타올이나 키친타올로 그 외 비닐과 알루미늄 잔재물은 펠릿으로 만들어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합니다.  자체적으로 재활용 공정을 진행하고 있는 한살림경남과 협업하여 종이팩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한살림포인트를 적립해 위카페다온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자원도 살리고 기부도 하는 의미 있는 활동에 많은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종이팩 수거에 참여해주었습니다. 

 

 

마산권역에서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일반팩(우유팩)은 총 5,195개 멸균팩은 4,884개가 수거되었습니다. 양산YMCA에서는 무게로 측정해 총 197.5kg을 수거하고 교환받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 360장 중 200장을 양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경상남도 사업은 종결되었지만 2024년에도 기관들과 함께 수거를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우수한 재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종이팩 수거 자체에서도 일반팩과 섞이면 품질을 떨어트린다는 이유로 2024년부터 환경부에서 종이 멸균팩에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강행합니다. 일반쓰레기로 버려지거나 재활용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에 굴하지 말고 2024년에도 종이팩을 함께 구합시다! 가까운 수거함이 비치된 기관이나 마산YMCA로 언제든지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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