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효 (좋은아빠 모임, 찬희·준희 아빠)
12/15~16 양일간에 걸쳐 아이들 영혼의 안식처인 YMCA 회관에서 아빠놀이터를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놀이터 가기 몇 일 전부터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관심을 보였고, 그중에서도 특히나 좋아하는 보물찾기를 한다는 소식에 “Y는 눈감고도 다닐 수 있어! 어디에 숨겨도 다 찾아주겠어”라며 전의를 불태울 정도로 많은 기대를 하더군요.
연말에 진행되는 이벤트이다보니 평소와 다르게 아빠들의 준비가 완전치 못했지만,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원장선생님께서 많은 신경을 써주신 덕분에 순조롭게 준비 되었습니다. 또한 갑자기 추워진 날씨지만 빵빵하게 틀어준 난방 덕분에 어른, 아이들 모두 추운 줄을 몰랐습니다.
역시 Y답게!! 체육실에서는 피구, 야구, 축구를 비롯한 각종 공놀이와 라바콘 쌓기 등의 놀이가 쉴 새 없이 이어졌고 아이들은 원 없이 뛰어놀았습니다. 아파트에서는 의례 금요일 밤이면 층간소음 때문에 더욱 조용히 해야되는데 그 누구의 제지는 커녕 잘한다는 쏟아지는 칭찬에 아이들은 더욱 열심히 구슬땀을 흘렸네요.
역시나 아이들이 가장 기다린 프로그램은 보물 찾기였던 것 같아요. 나이를 고려하여 팀제로 진행된 보물찾기, 협동심과 경쟁심을 적절히 자극하여 모두 진지한 모습으로 열심히 보물을 찾았답니다. 이후 영화+팝콘 꿀 조합까지 야무지게 마무리하고 억지로 씻겼습니다. 다음날은 토요일, 게다가 너무나도 신나게 노는 아이들에게 차마 일찍 자라고 말하질 못했는데 역시 Y둥이들의 에너지는 넘사벽이더라구요. 결국 1시나 되어 꿈나라로 떠났네요.
아, 생일은 맞은 채은이 매번 축하받는 날이지만 많은 친구들, 언니 오빠들이 함께 모여 축하해주는 잊지 못할 생일이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맞지 채은아?
둘째날 아침, 맛있는 떡만두국 재능기부로 모든 멤버를 배부르게 해주신 이범진 아버님, 이 지면을 빌려 한 번 더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첫째 날 아이들을 위한 유기농 간식으로 부실하게 저녁을 먹은 아이들도, 든든히 먹은 아이들도 배고픔을 느낄 일은 전혀 없었네요.
또한 한덕의 아버님의 "크리스마스 우드램프 만들기 키트” 덕분에 아이들이 오전 시간을 알차게 보냈습니다. 취향 껏 알록달록 예쁘게 색칠한, 한껏 성취감이 오른 얼굴로 각자 만든 밝게 빛나는 램프를 든 아이들의 얼굴이 램프보다도 더 밝게 빛났던 것 같네요.
더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달래가며 있었던 자리, 청소며 분리수거며 열심히 하는 모습은 우리 아이들의 눈에 고스란히 담겨 배움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여럿이 함께 하니 아빠들은 편하고 아이들의 즐거움은 배가되면서 점점 알찬 시간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열과 성의를 다해 놀아주신 임종윤 회장님을 비롯하여 장재웅 아버님, 문성지 아버님, 이종훈 아버님, 정연석 아버님, 박규태 아버님께도 한 번 더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사로 인해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지만, 모임을 거칠수록 마음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아빠 모임,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좋겠고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새로운 분들도 많이 오셔서, 이 좋은 문화를 더 많은 사람이 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재웅 (좋은아빠 모임, 은유 아빠)
좋은아빠모임은 지난 12월15-16일 마산YMCA 회관을 대관하여 1박 2일 아빠놀이터를 운영하였습니다. 아빠들이 미리 준비한 선물도 나누고 준비된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한 편, 마산YMCA의 익숙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놀며 어울리는 정신없이 행복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아이와 놀아주기, 연말의 즐거운 안부모임, 이 만남을 여러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모임의 가치는 '친구 되기'가 아닐까 합니다. 아빠는 아이와 친구가 되고, 아이의 친구들과 또 친구가 되는 경험이 우리를 아이로 만드는 마법같은 시간으로 이끕니다.
이곳저곳에서 놀이가 시작됩니다. 서로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세상에 없던 새로운 놀이들이 마구 생겨납니다. 아이들의 꺄르륵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아빠들도 저마다 달뜬 얼굴로 놀고 돌보기를 나누어 가며 맡습니다. 좋은 아빠모임의 '아빠 놀이터'는 '좋은 친구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잠시 숨을 돌리며 뒤에서 보면 정신없는 모든 공간이 그 자체로 음악과 그림 같습니다. 삶이 예비한 아름다운 장면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평소 잠에 드는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겨우 취침시간이 시작됩니다. 아쉬운 마음에 끝까지 자지 않으려 애쓰는 마지막 아이까지 다독여 재우고 아빠들은 놀고 난 뒷정리를 합니다.
늦은 밤, 낮의 일터에서 부터 긴 일과를 마친 아빠들은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미 서로 익숙한 좋은 아빠 모임의 회원들이 조금씩 자기 이야기를 꺼내 놓으며 또 다시 서로의 친구가 되는 시간입니다. 아이의 친구, 아이 친구의 친구, 아이 친구아빠의 친구가 되어 낮과 밤을 함께 하는 즐거운 과정입니다.
즐거웠던 아빠놀이터를 생각하며 감상을 써내려가고 있으니 지난 모든 아빠놀이터의 기억이 긴 여행을 하듯 추억됩니다. 좋은 아빠가 되려 했던 우리 아빠들의 지난 활동은 사실 우리 모두가 친구가 되는 긴 여정이 아니었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에 나온 구절입니다.
'친구, 여행 세상에 좋은 것 두 가지'
앞으로도 함께 여행하며 서로의 친구가 되는 좋은아빠 모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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