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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수련회의 백미 윷놀이, 우승 뱃지 등판

by 조정림 2023. 9. 6.

작성: 유청준 위원 (시민사업위원회)

 

말복을 지났지만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굵은 비도 내리는 오후 삼삼오오 차를 나누어 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함안군 여항면에 위치한 ‘하휴당’이라는 곳입니다. 8월 19일-20일 양일간 열리는 시민사업위원회 여름수련회에 함께 하기 위해서입니다. 

잘 가꿔진 정원 뒤로 그야말로 그림같은 집이 있습니다. 안주인의 안내를 받아 집안에 들어서는데 현관부터 편백나무 향이 진동을 합니다. 눈에 보이는 거의 모든 벽체, 천장이 편백나무자재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목조건축가이자 미디어사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계신 현태섭 위원이 짓고, 주기적으로 관리도 해드리고 있는 집이라고 합니다.

정어리일까? 멸치일까?

선발대의 장바구니와 개인 짐을 정리하고, 몇몇 분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주변 산책도 하는데 주방이 시끌벅적 합니다. ‘정어리 떼죽음과 활용 방안’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위해 임종윤 위원이 준비해 온 마른 정어리, 멸치로 육수를 내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합니다. 절대 미각을 뽐내며 정확히 구분해 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있게 도전했는데 장난기 가득한 주최 측(옥모 위원)의 농간에 멸치 육수만 두 번 맛보고도 정어리 육수와 멸치 육수를 정확히(?) 구분해 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합니다. 

건어물 시식, 시음회 등 특강의 부대행사를 성대히 마치고, 임종윤 위원의 강의로 시작합니다. 2022년 10월 마산 앞바다에서 벌어진 정어리 떼죽음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한 강의는 멸치, 정어리, 청어의 구분법, 정어리 떼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해결에 걸림돌이 되는 법적 규제 및 대형선단인 권현망업계와 소규모 연안어업계 간의 다툼을 조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의 해결방안으로 모색되고 있는 정어리의 상품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칩니다.

 


수련회 중에도 치열하게 진행되는 월례회

이어서 8월 월례회를 시작합니다. 지난 겨울 수련회에서 논의를 시작해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아침논단 100회 특집‘ 이후 아침논단 진단에 대한 논의, 위원회 목적문 워크숍에서 제안된 의견 활용방안, 월례회 장소 변경에 대한 논의 등을 거쳐 월례회를 마칩니다.

예년에 비해 수련회 참석 인원이 적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수련회 준비 소위원회에서는 긴축재정을 선포하기도 했고, 후손에 물려줄 환경문제를 생각해 음식쓰레기 제로에 도전하겠다는 포부가 더해져 알뜰하지만 풍성한(?) 만찬을 다같이 준비합니다. 모둠회, 양념불고기, 들기름막국수(이지순위원이 현지에서 공수한 의령 메밀면, 생들기름), 건어물포, 멸치장(임종윤 위원 ’청춘건어물‘의 야심찬 신상), 각종 채소와 제철과일에 더해 각종 주류(소주, 맥주, 막걸리, 고량주, 몽골 보드카)가 차려졌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아웅다웅 즐거운 시간이 이어집니다. 평생교육위원회의 미식기행과 같이 풍성했던 수련회에 견주어 위원장을 타박하는 이도 있고, 어떤 테이블에선 술 석 잔에 안주 하나로 철저한 배급경제가 시행되기도 하며 어느덧 어둠이 내린 계곡의 물소리와 더불어 위원님들의 목소리도 커져갈 무렵 만찬을 마칩니다.

 


새로운 아이템 장착한 윷놀이

드디어 수련회의 ’백미‘ 혹은 실질적 목적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윷놀이 시간입니다. 위원회 공인 국제규격에 따른 경기장이 설치되고, 규칙을 정하는데 벌써 시끌벅적합니다. 전통의 강자 충청도팀의 전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후, 연이은 우승을 자랑하는 신흥 강자 마산팀의 목소리는 그 중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승부를 가르는데 주요하게 작용을 한 것은 역시 ’낙‘에 관한 룰이었던 것 같습니다. 윷가락 1개가 낙이면 그 팀은 1회 쉬고, 2개 이상이면 2회 쉬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 경기하는데 첫 경기는 순위별로 4, 3, 2점의 승점을, 두 번째 경기는 3, 2, 1점의 승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합니다. 

마산팀, 경남팀, 전국팀으로 나누어 경기를 시작합니다. 시작하자마자 그토록 점잖고 논리적이었던 위원님들 모두 어디가셨나요? 너나할 것 없이 최고의 흥분된 목소리를 내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저잣거리의 소음도 무색하게 시끄럽지만 더없이 유쾌한 두 판이 모두 끝났습니다. 첫 경기는 초반에 멀찍이 앞서나가기 시작한 전국팀의 약진에 따라 전국팀(4), 마산팀(3), 경남팀(2)으로 승부가 결정되었고, 두 번째 경기는 뒷도(일명 ’빽도‘) 랠리를 펼치며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 경남팀의 선전으로 경남팀(3), 마산팀(2), 전국팀(1) 마쳤습니다. 

승점은 같았으나 첫 경기 우승팀인 전국팀(이지순, 정은희, 이윤기, 유청준)에게는 영광의 우승 뱃지(김정하, 이경수 위원의 자녀인 다빈양이 디자인 했다 하네요)가 수여됩니다. 5개를 모으면 특별한 상품도 주어진다고 합니다.

이어진 뒷풀이는 늦은 밤까지 계속되었고,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성산산성 풀숲에서의 이야기 향연

 

둘째날은 가볍게 아침식사를 마친 후 숙소 옆 계곡에 들렀다 허정도 위원님의 안내로 성산산성 답사에 나섭니다. 더운 날씨에 우거지다 못해 무성하게 자란 풀밭을 지나 옛 산성터를 크게 한바퀴 돌아 내려옵니다. 훌륭한 두 분의 해설사(허정도, 김태석)의 맛깔나는 해설은 비단 문화재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습니다. 함안을 둘러싼 각종 지명의 유래, 경전선 철로의 변천사와 그에 관련된 함안 조씨 문중과 유림의 내력, 독립운동사, 노거수 이야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끝도 없이 술술 이어집니다.

산성 아래 ’무진정‘ 나무그늘에 앉아 잠시 땀을 식힌 후, 수련회의 마지막 일정 점심식사를 하고 마쳤습니다. 굵은 비를 맞으며 만나 뜨거운 태양 아래 헤어지는데 만 하루가 지났는데 늘 그랬던 것처럼 참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벌써 겨울수련회가 기다려질 것 같습니다. 

우리 전국팀! 겨울에도 같은 조가 될지 모르겠지만 두 번째 뱃지도 가져와서 기고만장 마산팀의 기를 확실히 꺾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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