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 동안 24명의 학생들과 함께 체인지메이커 캠프가 진행되었습니다. 체인지메이커라는 단어를 싫어하시는 분이 있으실 것 같네요. 우리말로 바꿔쓰자는 제안도 있는데, 혁신가 또는 혁신전문가라고 쓰기도 합니다.
캠프는 경남의 지역문제해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학교와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학교 대상 학생들과 함께 2박 3일 동안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번에 다룰 주제는 ‘기후 위기 대응’,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동물복지’, ‘학교폭력 예방 및 사후 대책’, ‘청소년 건강권’입니다.
“토론 활동 너무 좋아요”
청소년들의 집중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캐리어를 들고 온 캠프에서 줄곧 학습과 토론이 이어짐에도 ‘이런 활동 너무 좋아요’에서부터 ‘재미있다’까지 반응들이 기대 이상입니다. 캠프를 위한 우리만의 규칙 세우기에서도 ‘경청’이라는 단어와 ‘아이디어 내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기’ 등 수준들이 장난 아닙니다.
체인지메이커의 의미와 사례 강의는 대구사회적기업성장지원센터 김왕의 센터장이 맡았습니다. 질의가 많아 답변 정리하는데만 꽤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강의를 마친 후 각자 준비한 주제별 과제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캠프 전 미리 제시한 과제를 충실히 해 온 덕분에 주제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에는 각 주제와 SDGs와 연결해서 주제를 좀 더 넓은 폭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의는 마산YMCA 오승민 팀장이 맡았습니다. 여름휴가 동안 이 강의를 위해 연구만 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SDGs를 제대로 톺아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함께 학습한 SDGs 17가지 목표를 해당 주제와 어떻게 연결 지을 건지 깊은 고민에 쌓인 친구들~ 진지한 모습에서 ‘내가 참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듭니다. 근거와 논리로 채워가는 친구들에 감동받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캠프라 첫날밤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소통할 수 있는 게임으로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종이 탑 쌓기 협동 게임으로 한바탕 웃고 종이 탑으로 활용한 A4용지는 아까워 곱게 펴서 내일 다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하루 소감나누기도 진지하게 임하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이걸 우리가 해냈어요”
체인지메이커 학생캠프 두 번째 날 힘차게 시작했습니다. 밤새 이야기 소리가 끊이지 않아 약속된 시간에 모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계획대로 7시 30분에 몸 풀기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진행은 캠프 지도자로 참여한 선생님이 기꺼이 맡아주었습니다.
이번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지도자들은 경남대학교 교육학과 학생들로 에너지 넘치는 정은희 교수님의 도움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밤 평가회의에서 ‘아이들에게 너무도 많이 배우고 있다’는 말에서 ‘이번 캠프 잘 될수 밖에 없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시종일관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캠프에 좋은 기운을 전해주고 있는 선생님들 덕분에 활기가 넘쳤습니다.
아이들이 정한 캠프 목표 중에는 ‘하루에 한사람 이상 인사 나누고 스몰토크 하기’가 있습니다. 첫 이야기를 열기 전 목표를 위해 서로 사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캠프 시작할 때 작성해 놓은 진(짜)진(짜)가(짜) 자기 소개서를 들고 다른 학교 다른 조원을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선생님들도 다 같이 참여했는데 퀴즈 형식의 자기 소개서는 새롭게 사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날려준다고나 할까요??
잠시 사귐의 시간을 가지고 토론과 토의가 이어졌습니다. 각 주제에 해당되는 문제점들의 원인을 정리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시간입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지고 이야기들을 풀기위해 애 쓰는 모습이 어찌 이리 든든한지요. 여기서 ‘희망을 발견했다’는 말은 너무 진부한 표현이겠지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전 시간이 후딱 가버립니다.
청소년 체인지메이커들이 더위를 잊고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중간 중간 협동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치열할 수밖에 없는 ‘판 뒤집기’ 게임, 팀웍이 중요한 ‘숫자 패드 밟기’... 계획서 쓰느라 지친 머리와 몸을 해소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업 계획서 초안은 저녁시간까지 완성해야하는데 후딱 밥을 먹고 쉬는 시간도 없이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드디어 컨설팅! 김일영 청소년사업위원장님, 김정하 이사님, 이윤기 사무총장님이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삶을 소개하고 각 사업계획서에 대한 컨설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일에서 여러분은 어떤 역할인가? 여러분의 변화는? 이 일이 여러분에게 설레임을 주는가? 해결 방법에서 좀 더 따뜻한 방법은 없나? 함께할 사람들은 더 없는가? 파트너 기관의 역할은? 이 사업은 누가 주관하는가? 등등 많은 질문들로 고민이 깊어집니다. 컨설팅을 받고 사업계획서 초안을 완전 엎어버리는 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5개 중에 2개조가 저녁 9시쯤에 새로 작성하는 걸로 결정을 해버리네요.(나는 오늘 잠은 다 잤다...생각했지요!!)
그래도 이틀 동안 충분히 검토한 주제라 2시간 만에 완성해 버리는 우리 친구들!! 이걸 해냈다며 스스로 칭찬하고 환호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 또한 뿌듯해집니다. 하루 활동을 평가하고 다음날 있을 체인지메이커 박람회 준비를 완료하니 12시가 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밤은 새지 않았다며 안도했습니다.
그런데 수료식에 아이들에게 줄 깜짝 선물인 영상은 이제 시작입니다. 영상제작은 마산YMCA 수석(?) 지도자 김지수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장비가 좋아서 금방 끝날꺼에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눈떠보니 여전히 영상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영상을 만드느라 밤을 꼬박 새어버린 지수 선생님~ 영상 결과물은 역시 대박입니다. 아이들에게 감동의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체인지메이커는 나무다"
캠프의 마지막 날!! 체인지메이커 박람회가 진행됩니다. 이틀 동안 고심해서 만든 계획서 최종본이 공개되는 날입니다. 발표는 PPT로 하고 게시될 계획서는 전지로 작업을 했습니다. 각자 역할을 나눠서 진행하는 지혜로운 모습을 보니 기특합니다.
어떤 조는 모이는 시간보다 일찍 와서 발표 연습을 하기도 하네요. 발표 연습을 코치하는 우리 지도자 선생님들의 진지함이 보태져 분위기가 한층 고조되었습니다. 5개 조의 발표시간이 무려 1시간~ 발표자 모두 꼼꼼하게 준비한 계획서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습니다.
발표 후 질의응답은 전시회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갤러리 워킹을 접목한 박람회에서도 아이들의 질문들이 이어지네요. 그리고 응원 메시지는 QR코드를 통해 입력했습니다. 이어지는 수료식! 수료식의 묘미는 돌아가면서 평가 나누기입니다.
저는 이 시간이 개인적으로 제일 좋습니다. 2박 3일을 압축한 느낌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걸 배웠는지, 인생의 전환점이 된 순간이 있었는지, 어떤 체인지메이커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야무지게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장면에서 항상 울컥하게 됩니다. 적어도 이번 캠프에서 ‘나는 체인지메이커에요’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24명이 있다는 것..... 아니네요. 대학생 지도자 선생님을 포함해서 30명입니다. 나부터 실천하는 체인지메이커부터, 조력자가 되고 싶다는 체인지메이커.. 함께 만든 계획서 학교에 건의하고 아이들과 함께 실천해보겠다는 체인지메이커까지…아름답고 멋진 체인지메이커들과 함께 있으니 행복했습니다.
2박3일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캠프였습니다. 캠프에 함께했던 친구들이 세상에서 마음껏 변화를 위해 공부하고 그리고 실험과 도전을 아끼지 않기를… 체인지메이커로 살아갈 앞으로의 삶을 온 마음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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