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김민재 (쉼표)
『민주주의 공부: 개나 소나 자유 평등 공정인 시대의 진짜 판별법』/ 얀-베르너 뮐러(Jan-Werner Müller)
고대 지식인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민주주의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정치체제가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의 거의 모든 곳에서 당연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 ‘당연함’ 속에서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무엇이 진정으로 민주적인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란 분명 쉽지 않습니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전 지구적 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입니다. 극단주의적 정치세력의 부상, 포퓰리즘의 대두, 심지어 팬덤정치까지. 모두가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라고 자처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민주주의라는 가면을 쓰고 엄습해 오는 극단주의와 포퓰리즘의 물결을 우리는 막아낼 수 있을까요? 주기적으로 열리는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만으로 이 거대한 ‘물결’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개인이 스스로 ‘진짜’와 ‘가짜’를 판별해내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습니다. 정당과 의회가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힘의 원천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어쩌면 민주주의는 매우 ‘비효율적인’ 정치체제일지도 모릅니다. 자신도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민주주의는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는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이기도 합니다.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면, 차선이 아니라 ‘최선 중의 최선’이라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더 알아야 하고 또 ‘가짜 민주주의’를 구분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정치학자 얀-베르너 뮐러가 쉽고 간명한 언어로 풀어내는 ‘민주주의 공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하는 입문서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삶 속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며, 토론하고 고민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부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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