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원활동

[북돋움] 개인주의 판치는 사회에 뜨거운 한 방을 주는 책

by 오승민 2024. 6. 3.

추천 회원: 대학생 자원봉사 모임 '그리다'  강경로 회원

책 제목: 아몬드

저자: 손원평

출판사: 창비

 

인간은 이성적이지만 또한 감정적이다. 우리는 서로 간의 감정을 나누면서 웃고 또 슬퍼하며 살아간다. 과거 사회에는 이러한 감정 소통이 많았지만, 시대가 발전해 나가면서 이런 소통마저도 사라져가고 있는 걸 체감한다. 내가 봤던 아몬드라는 책은 이런 차가운 사회를 녹여주는 뜨거운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괴물이라고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는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하겠다.

 

아몬드의 내용 구성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주인공의 출생부터 가족을 잃기 전까지의 이야기, 2부는 혼자가 된 주인공이 곤이를 만나고 친해지는 이야기, 3부는 도라와 친해지고 연애하는 이야기, 4부는 가출한 곤이를 찾으러 가는 이야기이다.

 

아몬드소설의 주인공 윤재는 선천적으로 편도체가 작아서 감정을 느끼지도 공감을 하지도 못하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감정을 느끼고 공감해주는 능력이 없지만, 윤재는 엄마와 외할머니와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왔다. 평범한 아이처럼 보이려고 주입식 교육으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가르쳤고, 윤재는 착실하게 배워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윤재의 생일인 크리스마스이브, 세 식구는 생일을 맞이해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끔찍한 사건을 겪게 된다. 사회를 증오하는 부랑자의 묻지마 칼부림 공격으로 인해 할머니는 사망하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자신이 태어난 날에 윤재는 최악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한순간에 고아가 되어버린 윤재는 그나마 다행히 책방 2층의 빵집 사장님의 도움으로 책방을 운영하며 월급을 받고, 할머니의 보험금으로 삶을 이어나가며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그렇게 학교에 다니며 친구도 사귀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곤이. 남들이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곤이를 보고 있을 때, 윤재는 아무런 편견 없이 곤이를 대했고 그런 윤재에게 곤이는 호감을 느끼게 된다. 평소처럼 책방에서 일하고 있던 어느 날 중년 남성인 윤 교수가 찾아와 시한부인 자신의 아내에게 잃어버린 아들의 대역을 해 달라고 부탁하게 되는데, 과거 딱히 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편이 좋다는 할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윤재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얼마 가지 않아 생을 다한 윤 교수 아내의 장례식에서 곤이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서로 진짜 아들인 곤이가 대신 아들 연기를 한 것이 윤재라는 것을 알게 되어 학교에서 계속 괴롭혔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다시 친구 사이로 돌아간다. 그리고 도라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윤재는 도라로 인해 그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다.

 

그 감정은 윤재에게서 가슴 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가라앉은 느낌밖에 주지 못했지만 확실하게 변화를 가져오고 있었다. 이 책의 마지막 절정인 4부에선 곤이가 악역인 철사라는 존재에게 폭행을 당했고 그런 곤이를 데려가기 위해 윤재가 대신 맞기도 했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고 행동하지 않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윤재 자신의 안에서 감정은 점점 커져만 갔고, 그래서 기꺼이 곤이를 구하기 위해 대신해서 자기가 위험에 빠졌다. 희생을 통해 곤이를 구할 수 있었고 윤재는 그때야 이해할 수 있었다. 할머니가 그 위험 속에서 자신을 가로막으며 버텨냈던 이유를 말이다. 막혀있던 감정들이 깨어나고 기적같이 일어난 엄마를 보며 울면서 이야기를 막을 내린다.

 

개인주의가 점점 심해져가는 현대 사회에게 뜨거운 한 방을 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내용의 기승전결도 완벽히 잘 이루어져 있고, 무엇보다도 내용의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청소년 복지를 꿈꾸는 나에게 있어선 주인공을 청소년으로 설정해서 공감 가는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감정들과 생각들이 오갔지만, 나에게는 과연 주인공만이 문제였던 것일까라는 질문을 남기는 것 같다. 혹시나 감정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라며, 특히 이 책은 청소년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 모두 더 좋은 사회와 더 좋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면 좋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