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함안 숲안마을로 ‘봄나들이’를 가다.
생활협동모임 등대는 매년 함안 숲안 마을로 봄나들이를 떠납니다. 올해는 4월 1일에 떠났습니다. 함안 숲안 마을은 산인에 위치하고 있는데, 산지가 깊이 둘러싸고 있어서 그런지 봄이 늦게 찾아오는 편입니다. 그래서 항상 시장에 쑥이 나온 한참 후에야 일정을 잡습니다.
16명의 촛불들과 함께 떠난 봄나들이의 원래 취지는 봄나물을 캐며 봄도 느끼고 마산YMCA와 교류하고 있는 삼촌네의 농사 현황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첫 번째 목표인 봄나물은 아직 일렀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자라고 있는 머위를 따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올해는 나물로 봄을 느끼기보다 마당으로 쏟아지는 봄 햇살을 맞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서로 간단히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도 신입 촛불이 있어 삼촌에게 소개하고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각자 싸온 음식을 나누는 재미가 남달랐습니다. 다양한 취향의 음식으로 봄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그리고 삼촌 집에는 직접 제작한 멋진 불판이 있습니다. 항상 깨끗이 관리되어 있는 불판에 바비큐 파티도 진행되었습니다.
숲안마을 삼촌과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국YMCA전국연맹사업으로 도농공동체사업을 진행했는데, 당시 전국귀농운동본부 이병철 본부장으로부터 숲안 마을을 소개받아 갓 귀농한 2가족을 만나게 됨으로써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 10월이면 만 20년이 됩니다.
처음에는 특강과 농촌현장활동, 직거래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에는 매년 겨울 모여 한 해 동안 교류활동을 평가하고 농사계획을 등대와 함께 세웠습니다. 대학YMCA 농활도 진행하였고 쉼표 등 MT도 숲안마을로 갔습니다. 하지만 이후 먼저 귀농했던 가족이 이사를 하게 되어 여러 활동들을 접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삼촌만 남아 숲안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매년 삼촌은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혼자서 땅을 열심히 일굽니다. 대표적으로 들기름, 감말랭이, 곶감, 고춧가루 등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매년 한두 가지는 꼭 잘 안되어 우리의 마음을 졸이게 합니다.
올해 삼촌은 마늘 농사를 좀 더 늘려보겠다고 합니다. 등대를 믿고 하면 해보겠다고 하니, 열심히 응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는 삼촌이 도전하는 모든 농사일이 술술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웃고, 떠드는 소리가 조용했던 숲안마을 가득 채웠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다가 어느덧 4시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올해 등대의 봄나들이는 봄나물을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찐한 소통의 자리였고 못지않게 봄을 만끽하고 왔습니다.
우리끼리 이야기합니다. 숲안 삼촌은 츤데레의 전형이라고... 우리가 간다고 하면 귀찮은 듯 투덜거리는데 가보면 깜짝 놀랍니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마당에 꽃을 심어놓고 저희를 소심하게 반깁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짓는 작물들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요? 올해는 삼촌의 판매 제안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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