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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예산은 정치다, 시민의 선택이 바꾼다

by 조정림 2026. 2. 10.

마산YMCA 시민논단, 창원시는 왜 가난한가?

마산YMCA는 1월 21일(화) 오후 7시, 마산YMCA 청년관에서 시민논단을 열고 「우리가 낸 세금은 왜 삶으로 돌아오지 않는가」를 주제로 창원시 재정 운영의 구조와 과제를 짚었다. 이날 논단은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의 발제와 구점득·진형익 시의원의 토론으로 진행되었으며, 예산과 결산을 통해 드러나는 ‘창원시 살림의 실제 모습’을 시민의 눈높이에서 함께 살펴보는 자리였다.

“예산보다 결산이 중요하다”
‘돈이 없어서 못 한다’는 말의 구조를 묻다

발제를 맡은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지방정부 재정은 중앙정부와 달리 균형재정 원칙 아래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는 “올해 들어올 세입을 예측해 그 범위 안에서 지출 계획을 세우는 구조”이기 때문에, 예산서만 보고 재정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발제에서는 창원시가 반복적으로 본예산을 세입보다 보수적으로(과소) 편성해 왔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그 결과 본예산만 보면 ‘돈이 없는 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 결산에서는 예측보다 더 많은 세입이 들어오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재원이 대부분 추경을 통해 늦게 반영되면서, 새로운 사업이나 시민 체감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이월·불용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남는 돈은 절약이 아니라 기회비용”
순세계잉여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문제

발제자는 지방재정에서 ‘돈이 남았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정 살림과 달리 지방재정에서 남는 돈은 필요한 시기에 쓰이지 못한 세금, 즉 기회비용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세계잉여금 중에서도 실제로 자유롭게 활용 가능한 순세계잉여금, 그리고 예산 바깥에서 운영되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함께 쌓이고 있는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쓰려고 만든 돈이 계속 쌓이기만 한다면, 재정 운영 목적과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시민의 삶과 연결되지 않는 ‘저축 중심 재정’의 한계를 짚었다.

구점득 의원
“정책의 단절과 치적 중심 행정이 ‘풍요 속 빈곤’을 만들었다”

토론에 나선 구점득 시의원은 7년 6개월간의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창원은 산업 기반이 튼튼한 도시임에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살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원인으로는 ▲시장 교체에 따른 정책 연속성의 단절 ▲전임 사업을 인정·승계하지 않는 행정 문화 ▲시민의 삶보다 치적과 홍보에 치중한 운영을 꼽았다.

구 의원은 액화수소 플랜트, 민자사업, 공원일몰제 대응 등 대규모 사업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문제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창원시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공약이 아니라, 이미 쌓여 있는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진형익 의원
“통합 이후 재정 체력 약화…정부 약속과 구조적 문제도 함께 봐야”

진형익 시의원은 마창진 통합 이후 창원시 재정 지표 변화를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통합 직후에 비해 최근 창원시의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크게 하락하며, 중앙정부 재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짚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창원만의 문제는 아니며, 유사 지자체들도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정부가 약속했던 재정 지원이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고, 통합으로 인해 추가 비용과 기회비용이 발생한 점도 함께 짚으며 “통합을 추진할 때는 제도적·재정적 안전장치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고 말했다.

“예산은 정치다”
시민의 선택이 재정의 방향을 바꾼다

이상민 연구위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어떤 예산을 줄이고 어떤 예산을 늘릴 것인가는 전문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은 관례에 따라 행정을 집행하지만, 관례를 깨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은 시민이 선출한 시장과 시의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이번 시민논단은 ‘창원시는 정말 가난한가’라는 질문을 넘어, 세금과 예산이 어떻게 해야 시민의 삶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마산YMCA는 앞으로도 시민의 눈높이에서 지역 재정과 정책을 이해하고 토론하는 공론의 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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