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심지현 (역사와문화 회원)
마산YMCA 80주년 기념 「마산의 길 개발」 사전답사기입니다.
마산YMCA 80주년, ‘길’로 역사를 잇다
마산YMCA는 창립 80주년을 맞아, 지역이 지닌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시민들과 함께 다시 만나기 위한 기념사업으로 「마산의 길 개발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업은 마산의 역사를 단순한 기록이나 전시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걷고 체험하며 기억할 수 있는 ‘길’로 풀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취지 속에서 역사와 문화모임은 기획된 답사 코스를 직접 걸으며, 장소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이야기의 흐름, 시민 눈높이에 맞는 전달 방식 등을 점검하기 위한 사전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추위 속에서도 멈추지 않은 첫걸음
사전답사는 2026년 2월 7일 오후, 마산시립박물관 앞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역사문화모임 회원 11명은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독립운동의 길과 민주화의 길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이번 답사는 단순한 현장 방문이 아니라, 실제 시민 답사 프로그램을 염두에 두고 동선의 적절성, 이동 시간, 해설 포인트, 안내시설의 상태 등을 함께 점검하는 자리였습니다.

독립운동의 길에서 마산의 뿌리를 만나다
독립운동의 길은 약 2.5km 구간, 12개 주요 지점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허정도 이사님의 해설을 따라 걸으며 회원들은 마산이 항일·민족운동의 중요한 거점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추산정에서는 독립운동가 김용환 선생의 삶과 정신을 되새겼고, 창신학교 터에서는 민족교육의 현장을 마주했습니다.
마산조면공장 터와 노동야학 터에서는 노동과 배움이 이 도시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산구락부 운동장 터에서는 근대 시민사회의 형성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허당 명도석 선생 생가 터에서는 창씨개명을 끝까지 거부한 한 인물의 결연한 태도가 깊은 울림을 주었으며, 마산형무소 터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김명시 장군 생가 터, 삼성병원 터, 원동무역주식회사 터 등은 마산이 저항의 공간을 넘어 민족 자본과 의료, 사회운동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이었습니다.
다만 일부 장소는 안내 표지석이 부족하거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 시민들이 역사적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되었습니다.
민주화의 길, 기억을 잇는 현장을 확인하다
이번 답사에서는 시간 관계로 민주화의 길 일부 구간만 먼저 점검하였으며, 나머지 구간은 3월 추가 답사를 통해 이어갈 예정입니다.
3·15의거 발원지와 기념관에서는 마산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로 나섰던 역사의 출발점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불종거리와 부마민주항쟁 발원지에서는 학생과 시민이 함께 모여 외쳤던 민주화의 현장을 돌아보았고, 남성동 파출소 일대에서는 당시의 긴장과 갈등이 남긴 흔적을 살펴보았습니다. 남성동성당의 경우, 역사적 의미에 비해 외부에서 이를 인식하기 어려워 스토리텔링 요소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역사는 점이 아니라 선입니다”
이번 답사는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이라는 서로 다른 시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해설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회원들의 모습에서, 지역 역사에 대한 깊은 애정과 마산YMCA 활동의 의미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허정도 이사님의 “역사는 점이 아니라 선으로 연결된다”는 말은 이번 답사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주는 메시지로 남았습니다. 각 장소는 개별적인 유적이 아니라, 서로 이어져 오늘의 마산을 만들어 온 하나의 이야기라는 점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마산YMCA 80주년, 길 위에서 미래를 준비하다
이번 사전답사는 마산YMCA 80주년 기념사업의 출발점이자, ‘마산의 길 개발’을 위한 중요한 첫 단계였습니다. 답사 이후 이어진 이야기 나눔 자리에서는 안내 방식, 해설 구성, 시민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개선 방향이 자유롭게 논의되었습니다.
마산YMCA는 앞으로도 추가 답사와 논의를 거쳐, ‘마산의 길’이 시민 누구나 걸으며 마산의 역사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만나는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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