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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개구리야, 꼭 기억할께 – 의령 9월 하루

by 조정림 2025. 10. 1.

어린이 생태단 9월 활동: 의령으로 떠나다.

 

의령으로 떠나는 9월 활동~~ 답사에 앞서 이미 우리 친구들이 즐거워할 모습을 떠올리며 기대 속에 출발했습니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한우산생태홍보관이었습니다. 한우산은 소와 관련이 없고, ‘차가울 한(寒)’과 ‘비 우(雨)’를 써서 ‘차가운 비가 내리는 산’이라는 뜻을 가진 산임을 확인했습니다.

홍보관에서 약 20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 나오는데, 초반에는 가파른 구간도 있어 다소 힘들었지만 끝내 정상에 올랐습니다. 전망대에서 의령의 전경을 감상하고 정상 표지석에도 도착했습니다. 차 안에서 미리 “정상에서 단독 인증샷을 찍을 때 어떤 포즈로 찍을지 생각해 두라”고 했던 덕분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사진에 담긴 하늘빛까지 더해져 예술 작품 같았습니다.

 

 

바람과 청개구리의 추억

정상 부근의 넓은 터에서는 바람이 불어오자 엘사 선생님이 준비한 바람 동화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이어 큰 비닐봉지로 바람을 직접 만들고 바람을 담아보며 뛰어놀았습니다. 바지에 매달고 달리는 친구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바람을 담아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청개구리도 만났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한 번씩 만져보고 놓아주자고 했는데, 놓아주기 싫은 마음이 보이기도 하고 “나도 만져보자”며 작은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끝내 개구리를 숲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한 친구는 개구리 가까이 다가가 “개구리야, 이곳의 너를 꼭 기억할게”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습니다. 그 모습이 귀엽고도 뭉클했습니다.

 


철쭉 도깨비 숲과 황금망개떡

다음으로 향한 곳은 철쭉 도깨비 숲이었습니다. 입구에는 ‘철쭉 설화원 이야기’ 안내판이 있었는데, 글이 길어 그냥 지나치는 친구도 있었고 끝까지 읽어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이곳은 긴 계단으로 이루어진 숲길이었는데 내려갈 때는 신났지만,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다들 아득해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내려가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황금망개떡이 있어 소원을 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소원을 비는지 그 소원이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그중 한 친구가 소리를 내어 “자알~~ 살게 해주세요”라고 빌어 모두가 크게 웃었습니다.

 


청미래마을에서의 특별한 만남

계단을 오르고 홍보관으로 돌아와 이번에는 청미래마을로 향했습니다. 청미래마을은 YMCA와 오랜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약 20년 전 힘들게 캠프를 진행할 당시, 당시 위원장님께서 큰 도움을 주셨고, 생명평화축제 망개떡 체험 재료도 직접 구해주셨던 고마운 분이십니다.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나 뵈었는데도 모습도 마음도 그대로였습니다.

위원장님은 우리 아이들이 온다 하니 미리 마을 개울에서 물고기와 새우를 잡아 큰 대야에 넣어두셨습니다. 아이들은 뜰채로 뜨기도 하고 손으로 직접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푸짐한 반찬으로 식사를 마친 뒤, 아이들은 큰 대야에 옹기종기 모여 한참을 놀았습니다.

그 사이 위원장님은 미리 따 둔 밤송이와 알밤을 아이들이 안전하게 줍도록 흩어 두셨습니다. 집게와 비닐봉지를 나눠 주시며 밤 줍기를 시작하니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줍던지, 비닐도 마음도 금세 가득 찼습니다.

 



망개떡 만들기와 물고기 잡기

이후 망개떡 만들기 체험이 이어졌습니다. 마치 작은 떡 공장처럼 분주하게 만들었습니다. 부모님께 선물하겠다며 한 개라도 더 만들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체험관 선생님도 “1학년이라 걱정했는데 손이 야무지다”며 칭찬해 주셨습니다.

 


망개떡 포장을 마친 후 개울로 가 물고기 잡기를 도전했습니다. 준비성 많은 위원장님이 미리 통발을 넣어 두셔서 이미 많은 물고기가 잡혀 있었습니다. 그것을 큰 대야에 풀어놓고 아이들이 구경하게 한 뒤, 뜰채를 들고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순식간에 옷이 젖었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물고기를 잡으려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처음 보는 수서곤충에 신기해했고, 작은 청개구리도 만나 반가워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이 하나둘 개울 밖으로 나왔지만, 끝까지 뜰채를 놓지 않고 열심히 물고기를 잡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옆에서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옷을 갈아입은 후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가장 재미있었던 활동과 그 이유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1학년 2학기가 시작되었으니 재미있었던 이유도 말해보자’고 하니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어냅니다. 그 모습에서 우리 친구들의 성장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저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 덕분에 제 마음도 여유로워지는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갖는 힐링의 시간입니다. 그래서 다음 달도 벌써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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