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노고단 등반대회!
매년 아기스포츠단에서는 전국에 있는 7살 친구들이 지리산 노고단 등반을 합니다.
노고단 등반대회의 유래는 YMCA의 꽃인 우리 일곱 살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취학 전 조금 더 뜻깊고 좋은 경험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지리산 제일 높은 봉우리 천왕봉에 도전하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마다 체력이 다르고, 한 명이라도 낙오자가 생기는 것은 함께 하는 활동에서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판단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리산에서 세 번째 높은 봉우리 노고단 등반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전국에 있는 아기스포츠단 7살 친구들이 모두 모여 1박 2일 캠프로 진행하였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모여 다른 지역 친구들과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가지고 토요일 아침에 단체티를 입고 지리산으로 출발하여 노고단을 정복하는 일정이었으나. 코로나 이후 지역마다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9월 24일(금) 7살 친구들과 지리산 노고단 등반을 다녀왔습니다.
* 노고단에 오르기까지!
노고단 등반을 하기에 앞서 아이들과 무학산 연습 등반에 다녀옵니다.
처음에는 마산여자중학교에서 서원곡까지 둘레길 코스로 가볍게 시작하여 무학산 정상까지 오르는 코스까지 난이도를 높여가며 등반 연습을 합니다.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몸의 큰 근육을 사용하여 하체와 코어가 자연스럽게 단련이 되고 울퉁불퉁한 길과 오르막 내리막에서 걷는 방법 또한 익히게 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연도에는 긴 장마와 가을장마로 인해 2번의 둘레길 코스 연습으로 등반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 노고단에 꼭 가고 싶어요!
노고단에 오르기 위해 등반 연습을 하다 보면 등산의 어려움을 알고 등원을 거부하거나 노고단 등반대회를 불참석하는 친구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때는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7살 아이들만 갈 수 있는 캠프인 만큼 아이들에게 '이 캠프는 7살만 갈 수 있어!' , '노고단은 7살만 올라갈 수 있는 산이야'와 같이 동생들은 못하고 우리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다.라는 생각과 '노고단은 엄~청 높아서 구름이 내 발아래 있기도 하고 구름 속에서 걷기도 하고 구름을 먹을 수도 있어!' , '노고단 정상에 다녀오면 금메달도 준다?'와 같이 목표의식과 궁금증을 심어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노고단 언제가?' , '구름 언제 먹어?', '금메달 언제 줘?'와 같이 노고단에 가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곤 합니다.
* 노고단으로 출발
9월 17일(금)에 노고단에 오르기 위해 아이들에게 많은 동기부여를 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지리산에 갈 준비를 마쳤는데 하필 이날 태풍 14호 찬투의 영향으로 지리산 노고단의 입산이 금지가 되었습니다.
태풍 상황을 확인하고 17일에 출발하려고 했지만 동네 뒷산과는 다르게 태풍이 소멸된 후 등산로 재정비가 이루어져야만 입산이 가능한 상황이라 불가피하게 다음주인 9월 24일(금)로 날짜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 구름을 먹으러 가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9월 24일(금) 노고단 캠프 당일이 되었습니다.
오전 7시 50분 노고단에 가기 위해 하나 둘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약속 장소로 옵니다.
부모님들의 배웅과 인사에도 뒤돌아보지 않고 모두들 씩씩하게 차에 오릅니다.
아마 이전에 나눴던 이야기들로 마음속으로 굳은 다짐을 하고 온 듯해 보입니다.
노고단에 오르기 위해 성삼재 주차장 까진 차를 이용하여 이동합니다.
가는 길에 가을을 만난 자연을 구경하며 호기심을 가지기도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한 후 가방을 하나씩 메고 화장실부터 가기로 합니다. 장시간 달려온 탓에 많이들 급했는지 너, 나 할거 없이 화장실로 뛰어가 볼일을 해결합니다.
노고단 오르기 전 장시간 앉아 굳어 있던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안전한 등반을 위해 교사 1명당 6~7명의 아이들이 한 팀이 되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산을 오르며 만나는 어른들이 '너희 어디까지 가?' , '어디서 왔어?' 하며 관심과 질문들을 쏟아내십니다.
아마 어린아이들이 이 높은 곳에 와 등산을 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고 대견해 보이셨겠지요.
대피소를 향해 열심히 걷다 보니 뒤에서 '밥 언제 먹어요?', '언제 도착해요?', '정상 어디예요?'와 같이 힘든 내색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런저런 각자의 힘든 마음을 전해 듣다 보니 어느새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상까지 거리가 조금 남아 쉬지 않고 대피소 한편에 가방만 내려 두고 정상에 다녀온 후 점심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정상에 오르다 보니 어느새 구름이 내 발밑에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토록 기다리던 구름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더욱 힘차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정상을 앞두고 구름을 구경하던 중 때마침 구름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몰려오니 너, 나 할 거 없이 모두 구름을 맛보기 시작합니다. 여기저기서 '와 맛있다.', '엄청 달콤한데?', '와! 대박' 등 시식평이 쏟아져 나옵니다.
구름을 먹으며 걷다 보니 눈앞에 큰 돌탑이 보입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노고단 정상입니다.
아이들과 정상 정복의 기쁨을 만끽하며 노고단 비석과 사진을 한 장씩 남겨봅니다.
그리고 노고단 정상을 정복했다는 증거로 아이들에게 금메달을 수여합니다. 올라올 때와 사뭇 다른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습니다. 함께 등반한 친구들과 도란도란 앉아 메달을 구경하고 단체사진으로 추억도 남긴 후 노고단을 뒤로하고 점심식사를 할 대피소로 내려갑니다. 금메달을 받고 뿌듯함과 힘이 솟았는지 칭얼대거나 불평하는 아이들 없이 내리막길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 노고단 등반대회의 전통
매년 부모님은 노고단 등반에 성공하고 돌아온 아이들을 환영하는 마중을 나오십니다. 부모님의 손으로 직접 노고단에 가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저마다 각기 다른 내용으로 멋진 플랜카드를 만들어 응원과 칭찬을 격하게 해 주시곤 합니다. 이 환영식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데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여 저희도 이 환영식을 과하지만 않다면 지향합니다.
*자랑스러운 나!
이번에도 노고단 등반대회의 전통을 따라 아이들 몰래 깜짝 환영식을 준비했습니다. 해산 시간에 맞춰 부모님들은 YMCA회관 앞에서 준비중이며 아이들은 이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버스에서 내립니다.
아무도 없는 도착지에서 부모님이 보이지 않자 "어? 왜 엄마가 없지?" "다 어디 갔지?" 하며 의문을 가진채 YMCA로 향합니다. 멀리서 들리는 환영 음악소리와 부모님의 환호성에 눈이 커져서는 일제히 다급하게 메달을 손에 쥐기 시작합니다.
플랜카드 속 격려와 칭찬들을 확인한 아이들의 어깨와 입꼬리가 노고단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부모님들의 환영 속에서 해산식이 시작됩니다. 오늘 있었던 이야기들을 부모님께 들려드린 후, 칭찬과 박수로 해산식을 마무리합니다.
이 캠프에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왔겠지요. 특히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거대함을 느끼고 왔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릴 때 보았던 초등학교 운동장이 어른이 되어 보았을 때 작게 느껴지듯이, 어른이 된 지금 크게 느껴지는 노고단의 자연경관이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크고 멋있게 느껴질지 가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어려운 과제를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이 아이들의 삶에 큰 자양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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