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산YMCA 시민논단에서는 「준공영제를 넘어서는 시간」을 주제로 공공교통의 현재와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논단은 공공교통네트워크 김상철 정책센터장의 발제로 진행되었으며,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구조적 문제와 대안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공공서비스의 기준, 시민의 이동권에서 다시 묻다
김상철 정책센터장은 “정말 제대로 이야기해보자”는 문제 제기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버스를 공공서비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습니다. 민간사업자를 유지해야 하는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기존의 전제를 넘어서, 공공서비스의 본질은 시민의 이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늘어나는 재정, 줄어드는 서비스
이어 현재 준공영제의 실태에 대한 진단이 이어졌습니다. 창원시 사례를 통해 확인되듯, 버스 노선은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반면 실제 운행 횟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시민의 대기시간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재정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는 개선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구조’의 문제, 준공영제의 본질을 드러내다
김상철 정책센터장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를 ‘구조’에서 찾았습니다. 현재 준공영제는 공공이 운영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민간사업자의 손실을 보전하고 이윤을 보장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원가 산정 역시 실제 비용이 아니라 평균값에 의존하고 있어 검증이 어렵고, 보조금 또한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가 서비스 확대가 아니라 오히려 축소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운행 횟수를 줄이면 비용이 줄어드는 구조 속에서, 시민의 이동권은 점점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모펀드와 공공재정, 버스는 누구의 것인가
또한 강의에서는 사모펀드가 버스 산업에 진입하는 현상을 통해 현재 구조의 문제를 설명했습니다. 위험이 크고 수익이 불안정해야 할 공공서비스 영역에 금융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그만큼 수익이 보장된 구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공공재정이 시민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민간의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줍니다.
BRT의 핵심은 ‘도로’가 아니라 ‘신호’
BRT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흔히 전용차로와 같은 시설로 이해되지만, 실제 핵심은 신호체계에 있으며, 버스가 교차로에서 멈추지 않고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 역시 운영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한적인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이 논의를 열다, 시민이 만드는 공론장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은 시민사업위원회 유청준 위원과 심우진 위원이 맡은 지정질문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두 위원은 준공영제의 구조적 한계와 창원시 현실을 짚어내는 질문을 통해 논의를 한층 구체화했으며,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도록 흐름을 잘 이끌었습니다. 특히 질문은 단순한 확인을 넘어 정책의 방향과 공공성에 대한 고민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토론의 문을 활짝 여는 역할을 했습니다.
공공교통의 미래, 구조를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강의의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현재의 문제는 단순히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며, 공공교통을 바라보는 기준을 시민의 이동권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수익 노선은 민간이 운영하고, 비수익 노선은 공공이 운영하는 혼합 운영 체계와 함께, 점진적인 공공 운영 확대가 제시되었습니다.
이번 시민논단은 버스를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공공서비스로서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시민의 이동권을 중심으로 한 공공교통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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