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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철거는 역사의 낭비… 원동무역 토론

by 조정림 2025. 4. 3.

지난 3월 17일 저녁 7시, 창원 3.15아트홀 국제회의장에서 뜻깊은 자리가 열렸습니다. ‘원동무역 사옥 보존과 활용방안 토론회’가 바로 그것인데요. 마산YMCA와 창원특례시지역건축사회가 공동 주최하고, 마산역사문화유산보전회가 후원, <역사와문화>가 주관한 행사였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약 80여 명의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해 근대문화유산을 지켜내기 위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첫 발제는 허정도 전 경상남도 총괄건축가가 맡았습니다. 그는 프랑스 건축사 안 라카통의 말을 인용하며, “철거는 역사를 낭비하는 것”이라는 인상 깊은 문장으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허정도 건축사는 원동무역 사옥이 가진 역사적, 건축적 가치와 관련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더불어 국내외 보존 사례를 소개하며, 지금이라도 제대로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허정도 건축사는 보존 방안으로 1928년 신축 당시의 원형을 복원한 뒤, <창원 근대경제사 전시관>, <민족기업 원동무역 기념관>, 시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민문화사랑방> 등의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는 세 명의 전문가가 참여했습니다. 창원시 공공건축가 배종열 건축사, 경남도민일보 백솔빈 기자, 창원대학교박물관 김주용 학예실장이 차례로 의견을 밝혔는데요. 건축적 가치, 취재를 통해 본 사옥의 의미, 창원시의 근대문화유산 정책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다양한 시선이 더해져 토론의 깊이가 더해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창원시상공회의소, 경남건축사회, 창원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들도 함께해 사옥 보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토론회 현장은 근대문화유산을 지켜내지 못한 아쉬움, 그리고 남은 유산만큼은 꼭 보존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으로 가득했습니다.

 

앞으로 창원특례시지역건축사회는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마산YMCA와 <역사와문화>는 현장 답사를 준비 중입니다. 이번 토론회가 단순한 논의에 그치지 않고, 원동무역 사옥 보존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역사는 누군가 기억하고 지킬 비로소 미래로 이어집니다. 원동무역 사옥이 시민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그날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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