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업위원회 겨울 수련회 후기 (2025.2.15~16)
작성: 김정하 위원장
시민사업위원회 수련회는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일관성있는 패턴이 있습니다. 사전 준비를 위한 소위원회, 선발대 장보기, 수련회 특별 강의, 월례회, 윷놀이, 둘째 날의 지역 둘러보기 입니다. 오랫동안 수련회 행사가 빠짐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전 준비 회의를 생략할 법도 한데, 내용만큼이나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민사업위원회는 반드시 소위원회로 장소 및 특별 강의 주제를 논의해서 수련회 실행 전 월례회에서 심의를 받습니다. 항상 가보고 싶은 여러 숙소가 후보로 논의되지만, 결론은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적당한 숙소 가격이 아주 중요하여 이번에도 김해 봉하마을 강금원기념봉하연수원이 선정되었습니다.
선발대 장보기 팀은 수련회 당일에 조금 일찍 모여 함께 나눌 먹거리 장을 봅니다. 위원회 총무 출신, 현 위원장인 저는 음식이 최대한 남지 않게 적당히 준비하려 하고, 넉넉함을 좋아하는 조정림 국장은 부족할까봐 걱정을 하면서 몰래 장바구니에 하나 더 담기도 한답니다. 조국장님의 바쁜 일정으로 이번 장보기팀에 함께 하지 못해 제가 딱 맞게 음식을 준비할까봐 걱정이 더 많았을 듯 합니다. 장보기팀의 또 다른 재미는 수련회 장소 주변 맛집 탐방입니다. 이번에는 맛집 탐방 없이 바로 수련회 장소로 가자고 하니, 전 위원장이신 김태석님이 못내 아쉬워하여 김해 진영 작은 분식집에서 순대, 어묵, 떡볶이, 튀김까지 맛있게 먹었더니, 선발대인 저희가 수련회 장소에 더 늦게 도착하게 되었네요.
본격적인 수련회 행사 시작을 알리는 함께 부르는 노래로 마산 출신 가수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을 이종호님의 반주에 맞춰 반복해서 불렀습니다. 다들 가사가 너무 좋다며 사색에 잠기는 위원님들 표정에서 여러 감정이 느껴집니다.
수련회 특별 강의는 깨어있는 시민문화 체험 전시관의 관장님이신 차성수님의 시사평론입니다. 저는 이전에 강사님의 아침논단 강의에서 큰 배움이 있었던 터라, 이번 특별 강의가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특별 강의에서 희망찬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거라 기대하고 들었던 여러 위원님들의 얼굴 표정이 조금씩 무거워집니다. 민주주의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이 잘 보이지 않아서 가슴이 답답합니다. 가장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운영될 거라 생각했던 유명 시민단체도 서울 수도권 중심의 시각에서 대한민국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전방위적인 내용 중 모든 부분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관장님의 말씀에 우리 위원회가 책무감을 가져야 할 부분은 분명했습니다. 현재를 직시하고,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도록 통계 수치를 정확히 분석할 줄 알아야 하며,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신뢰할만한 시민단체가 중앙 의제를 지역 발전 의제로 바라볼 수 있게 공론의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강의를 듣고, 위원님들이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수련회 뒷풀이 자리에서 나눌 내용이 궁금해지는 아주 유익한 강의였습니다.
2월 월례회 내용으로 2025년 아침논단에 대한 방향성, 지역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시민 공론의 장 마련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24년에 약속했던 위원님들의 환경실천 활동에 대한 자기평가로 이어졌습니다. 이윤기 사무총장님은 2024년 한 해동안 속옷, 양말을 비롯한 그 어떤 옷도 구입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총장님은 평소 장비 수리하실 일이 많아서 물티슈 사용하지 않기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도 덧붙였습니다. 옥명훈 위원님은 건강 관리를 위해 체중 조절을 하다보니, 필요한 옷을 여러벌 사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위원님들이 가까운 거리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장바구니 이용하기는 잘 지키고 계셨습니다. 위원님들의 환경 실천 활동 중에서 가장 지키기 어려웠던 것은 택배 배송 줄이기, 특히 쿠팡 이용 줄이기 인 듯 합니다. 쿠팡 배송의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져서 일회용 포장재의 죄책감에도 불구하고, 포기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2025년에도 위원님들의 환경실천 운동은 계속 이어집니다. 평소 잘하고 있는 것보다는 환경을 위해서 실천해야 하는데, 잘 못하고 있거나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을 선정하여 개인의 운동성을 확장해가길 바랍니다.
이번 겨울수련회에서 참 의미있었던 활동은 이지순 위원님이 제안해주신 헌법 통독 이었습니다. A4 용지 19페이지에 해당하는 대한민국헌법을 전문부터 시작하여 제1장 총강부터 제10장 헌법개정까지 수련회에 참석한 위원님들이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소리내어 읽으니 글에 힘을 불어넣는 듯 하였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우리들의 일상이 무너졌던 것 처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이용한 권력의 탐욕이 우리들의 평화를 파괴할 수 있음을 목격한 이때, 함께 소리내어 헌법 읽기는 큰 감동과 울림이 있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민사업위원회의 수련회 소통프로그램인 윷놀이는 워낙 잘 알려져 있어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합니다. 이번 윷놀이 1등팀은 이종호님, 이인안님, 김정하님, 박가영님으로 1등에게만 주어지는 윷놀이 뱃지를 달았습니다. 윷놀이를 하면 할 수록 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둘째 날, 자칭 화포천 해설사 김태석님으로부터 화포천 생태와 독수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화포천 산책을 하였습니다. 저희 위원회의 수련회 둘째 날 점심식사는 윷놀이 2,3등팀이 1등팀을 대접하게 되어 있습니다. 유명한 맛집인 화포메기국은 이 날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함께 참여한 위원님들 늘 고맙습니다. 함께 하지 못한 위원님들, 다가올 여름에 수련회의 참맛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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