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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

눈 떠보니 선진국! 시스템은 아직 후진국

by 조정림 2022. 3. 5.

2월 14일 오후 6시 30분 마산YMCA 제24회 시민논단이 열렸습니다. 강사는 ‘눈떠보니 선진국’의 저자 한빛미디어 박태웅 의장이 맡았습니다. 이 날 시민논단은 온, 오프라인 혼용으로 진행되었는데도 박태웅 의장의 강연을 직접 듣기 위해 청년관에 많은 분들이 함께했습니다.

눈떠보니 선진국, 하지만...

박태웅 의장은 봉준호, 윤여정, K방역, G7 등의 키워드로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였습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첫 사례이며 이 과정 또한 159개국 만장일치로 합의되어야 가능한 것이라 대단한 결과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국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었음에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정의(定義) 내리지 못하는 사회, 어떻게(HOW)에 최적화 되어있는 사회, 질문보다 해답이 중요한 사회를 비판하면서 문제 정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옳은 답변이 나오지 않다는 것을 아이슈타인의 남긴 말을 빌려 설명하였습니다.

문제정의의 중요성의 예로 높은 자살률에 대한 대응을 언급했습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은 자살률이 1, 2위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댓들도 없애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살률은 여전히 높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의 자살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노인 자살률이 높습니다. 80대 자살률은 2.4~5배까지 된다고 합니다. 자살률에 대한 문제 정의에서 노인 자살률을 먼저 분석해야 올바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사실과 주장을 구분하지 못하는 낮은 문해력

한국의 교육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교육이 규격화, 표준화 대량생산의 교육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 지, 덕, 체를 나눠서 설명한 한국 교육의 현실은 뼈아프긴 했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성인의 실질 문맹률(문해력)이 세계 최고라는 지적과 피싱메일 여부 식별을 통해 나타난 정보신뢰성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도 최하위라는 설명은 낯 뜨겁기까지 했습니다. 사실과 주장을 구분하지 못하고 문해력 수준은 가짜뉴스가 활개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박태웅 의장은 타협하는 사회로 나가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이 타협과 협의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없습니다. 능력이라는 것은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인데 교육 현장 안에서 본적도 배운 적이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교육의 목적과 학교의 존재 이유는 이 세상에 홀로 살 수 있게 준비 시켜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질문하는 능력, 새로운 것이 나타났을 때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 규칙에 관한 지식, 기초 학력, 경청하고 토론하고 타협하는 법, 자신을 이해하고 자존감을 지키며 사는 법, 취미와 운동 그리고 삶을 즐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정리하였습니다.


이제 새로운 지표가 필요 할 때

박태웅 의장은 한국의 빠른 변화와 성장했다는 칭찬으로 시작해 아직까지 과거의 모습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현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서른이 넘어서도 아침저녁으로 키를 재고 있는 사람’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하였습니다.

여전히 한국 사회는 GDP를 유일한 지표로 삼고 있다며 물론 종잣돈을 중요하나 G7에 들 정도로 돈이 많은데 돈을 지표로 삼아야 하냐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사회의 건강 지표는 GDP와 별 상관없는 것으로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며 결국 빈부의 격차가 사회의 건강을 좌우하고 있음을 증명되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경제 성장에서도 불평등은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OECD 자료를 통해 확인된다며 중간을 튼튼히 하기 위한 노력 등 새로운 지표가 필요하다는 하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2개의 부조화가 존재한다고 하였습니다. 선진국과 여전히 후발 추격국의 전략과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디지털 시대이지만 아직도 산업화 시대의 제도와 프로세스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우리가 주권자로서 이 문제를 끊임없이 말해야함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강연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모두들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강연을 마친 후 질문들이 끝도 없이 이어졌습니다. 이대남 현상부터 대선 후보에 대한 입장, 교육문제 해결 방법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은 강연 시간보다 훨씬 더 뜨거웠습니다.

이 강연을 통해 주권자로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하고 무엇을 주장해야하는지 확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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