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YMCA에 바친다
- 창립 50주년에 부쳐
우무석(시인)
사람들 마음자리에서 시작하는구나
바람소리 속 半世紀 역사의 길목마다
따스한 등불 켜들던 아름다운 사람들 모여서
새로 맞는 아침의 맑은 숨결로 설레이구나
그 마음의 능선따라 두척의 산머리 우뚝서고
연초록 봄빛 온 땅으로 퍼져가구나
잠들었던 毒水의 바다도 부시시 깨어나
쫑긋, 희망의 귀 열어 잔물결로 출렁이구나
얼마나 소중한 모임이었더냐
더운 가슴으로 불렀던 노래는
낮은 처마의 질척한 그늘의 삶을 밝히며
목 말랐던 어둔 시대는 여럿이 함께 앞장섰던
꿈 속에서도 거릴낄 것 없는 사랑의 세월들 아니었던가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라도
불꽃보다 더 뜨겁던 믿음과 봉사의 못자리 되는,
마산의 YMCA로구나
그렇구나, 햇덩이 같은 그대들은
마음 깎아 새긴 푸른 산이었구나, 하늘이었구나
이 시대의 뜨거운 불꽃이었구나 아니면
한주먹 돌멩이었구나
사람 사는 일의 슬픔이며 아픔 달래던
노래이자 춤 아니면 힘찬 입맞춤이었구나
정녕 눈부신 하늘나라의 아름다운 絶頂이었구나
이젠 마산의 마음이 꽃으로 피겠구나
물 맑고 인심 좋던 옛 정신 살아나고
정의로운 힘들이 핏줄마다 다시금 돌아오는
마산 새 벌판에
풍요한 지역사랑의 금빛 햇살이
YMCA로부터 퍼져나가 더욱 빛을 뿜는구나
그 빛 온겨레 한데 묶어서
마산YMCA여, 통일의 여명을 향해 다시 길을 떠나는구나
96.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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