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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저 즐거움이 된 순간, 밀양 아빠캠프 추억

by 조정림 2025. 9. 2.

작성: 양현호(양도건 아빠 /좋은아빠모임)

2025년 너무 더운 여름, 아이들과 집에서만 놀아줄 수밖에 없어 마음이 아팠던 아빠들이 드디어 도심을 떠나 시원한 밀양 계곡으로 함께 아빠 캠프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2024년 아빠 캠프의 좋은 기억을 간직한 아빠들과 아이들은 이번 캠프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잠자기 전 “아빠 캠프 가려면 몇 밤 더 자야 돼?”라며 기대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밀양으로 떠나는 날, 주말 내내 이어진 비 소식에 아빠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가는 길에도 날씨가 오락가락했지만, 계곡에 도착했을 때는 다행히 흐리기만 했을 뿐 비가 오지 않아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딱 좋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빠르게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신나게 계곡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약 20명의 아이들이 계곡을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에 정신은 없었지만,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아빠들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계곡 돌에 미끄러져 다리를 찧은 아이가 “삼촌, 다리가 안 움직여져”라며 울먹이기도 했지만, 잠시 쉬었다가 곧 다시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빠들은 묘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물놀이가 끝난 뒤 마당에서는 물풍선 게임이 이어졌습니다. 아빠들이 던져주는 풍선을 아이들이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받는 놀이였는데, 풍선을 많이 받은 아이도, 하나도 못 받은 아이도 모두 똑같이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놀이가 끝나갈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비를 맞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날씨 요정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바로 날씨 요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은 미리 준비한 바비큐였습니다. 20명의 아이들에게 동시에 식사를 챙기느라 분주했지만, 아빠들의 노련함과 단합력 덕분에 금세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윷놀이, 볼링, 아빠 얼굴 그리기 등 다양한 놀이가 이어졌습니다. 아빠들은 저녁을 먹지도 않은 채 아이들과 어울리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즐겁게 놀았습니다. 아이들이 방에서 삼삼오오 모여 놀기 시작했을 때, 아빠들은 뒤늦게 간단하지 않은 ‘간단한’ 저녁을 먹으며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둘째 날,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를 아빠들은 이른 아침부터 떡국을 준비했습니다. 아이들도 하나둘 일어나 아쉬운 둘째 날을 맞이했습니다. 맛있는 떡국을 먹고 아이들은 계곡에 발을 담그고 싶다며 계곡으로 향했고 몇몇 아이들은 잠옷을 갈아입지도 않은 채 숙소를 나섰습니다. “발만 담그겠다.”던 아이들은 결국 머리까지 푹 담그며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었고, 아빠들은 사랑스러운 마음이 듦과 동시에 꿀밤을 주고 싶은 마음도 함께 들었던 순간이었습니다.

간단한 물놀이를 마친 뒤에는 근처 우리아이마음숲놀이터로 향했습니다. 다양한 액티비티 기구들이 가득한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고 오르내리며 즐거워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내려오지 못해 도움을 요청하는 아이를 보며 아빠들은 ‘아직은 내가 꼭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첫째 날 남아 있던 물풍선 잔해를 아이들이 하나같이 쪼그려 앉아 열심히 줍는 모습을 보며 아빠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어진 메인 이벤트는 보물찾기였습니다. 아이들이 후다닥 뛰어가 순식간에 보물을 찾아내기도 했지만, 찾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아빠들이 직접 보물을 다시 잘 보이는 곳에 숨기고, 아이들을 그쪽으로 유도하며 결국 모든 아이들에게 보물을 나눠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1박 2일 동안 아이들과 물놀이, 게임, 친구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캠프를 계기로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갖고, 또 어떤 행복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따뜻한 아빠 모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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