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나의 동양고전 독법) 저자 : 신영복 출판 : 돌베개
추천 : 김태형(마산YMCA 이사, 창원시평화인권센터 운영위원)
고(故) 신영복의 삶은, 말하자면, 기구합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였으나 장교 복무 중이던 1968년, 이른바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의 형을 선고받습니다. 서른도 채 되지 않은 청춘에 옥에 들어가 20년 20일이 지나 1988년에서야 비로소 감옥을 나설 때 고인은 쉰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를 기구하지 않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고인이 이 20년의 세월을 허투루 보내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돌베개)은, 이처럼 고인이 장구한 옥살이를 하면서, 독서와 사색을 하며 남긴 메모들, 동료 수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풀어 적은 일기, 옥 바깥에 있는 부모, 형제에게 보낸 서신 등을 모은 책입니다.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는 동양고전을 대상으로 고인이 성공회대에서 한 교양강의를 묶어 펴낸 것입니다. 고인의 동양고전에 대한 지식의 뿌리 또한 옥살이를 함께하였던 한 한학의 대가의 영향이라고 하니, 「강의」 또한 어쩌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일부분이자 후속편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부제인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동양고전, 주로 중국의 옛 경전을 소개하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그러나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고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철학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고인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동양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독법’에 중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인의 화두인 ‘관계론’은, 「강의」에서도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관계론’이란, 개인 중심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 즉 ‘관계’를 사회의 기본으로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강의체의 글이라 쉽게 읽히지만, 그 내용의 함의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정중히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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