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가을한 낙안읍성을 가다
지난 11월에는 아기스포츠단이 순천으로 가을캠프를 다녀왔습니다. 햇볕이 어찌나 따스한지 꼭 여름 같은 날씨였답니다. 겉옷을 벗어 던지고, 아이들과 순천의 낙안읍성을 이리저리 탐방하며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멋진 초가지붕 가득한 곳을 보며, 옛 우리 선조들의 삶을 돌아보고, 멋진 돌담벼락을 거닐기도 했습니다. 노오~랗게 물든 큰 은행나무 앞에서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은행잎을 하늘 높이 날리며 사진도 찍고, 전통놀이마당에서 그네타기며, 투호던지기며, 아이들이 놀거리는 무궁무진 했습니다. 하루가 저물도록 낙안읍성의 많은 곳을 둘러보고, 숙소인 낙안민속자연휴양림으로 돌아가는 길의 노을은 참으로 예뻤습니다.
저녁을 먹고 깜깜해진 밤에는 아이들과 용감한 어린이 밤길 걷기를 하였습니다. 5세, 6세, 7세 어린이들이 한 조가 되어 휴양림의 초입부부터 제일 끝에 위치한 숙소까지 아이들 걸음으로 대략 10~15분 정도의 길을 선생님 없이 걷는 겁니다. 물론 선생님들은 길 중간중간 아이들이 무섭지 않도록 기다리고 있었지요. 절대 담력테스트 같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형아도 무섭지만 동생들의 손을 잡고 "나만 믿어"라는 마음으로 동생들을 이끌며 걷는 경험을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조금은 무서웠지만, 멋있지 않을 수 없는! 그 순간을 느껴보며 본인들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아갑니다. 그렇게 몰랑몰랑했던 마음은 단단해져 가는 것입니다.
소중한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해준 편지
7세가 되면 밤에 잠들기전 부모님의 편지 읽어주는 시간이 있습니다. 엄마가 혹은 아빠가 혹은 누나가 쓴 편지에는 평소 진솔하게 말하지 않았던 사랑의 표현들이 가득합니다. 분명 친구들과 놀때는 생각나지 않았던 엄마였는데, 선생님의 다정한 편지 낭독으로 엄마가 생각나고 그리운 마음을 느껴버립니다. 평소에는 매일매일 보기에 말안듣고 애를 먹일때가 있었겠지만, 다시 엄마와 아빠를 만나면 사랑을 가득 나누리라 생각하였겠지요? 물론 내일이 되면 까먹을테지만요^^
씩씩하게 하루밤을 보내고 다음날에는 휴양림 잔디마당에서 보물찾기 대소동이 이뤄졌습니다. 짝지반 친구들이 서로의 그림 퍼즐을 나무와 돌멩이밑, 벤치구석 등등 곳곳에 숨겨주면 그것을 찾는 것인데, 선생님이 보물을 숨기고 찾는 것보다 더 재미난 순간이었습니다. "분명 00이는 여기에 숨겼을거야", "아니야 00이는 키가 크니까 높은곳에 숨겼을거야"라며, 선생님이 숨겼을때보다 더 많은 대화들이 오고가는 모습을 보니 더 흥미진진했다고나 할까요?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숨긴 그림퍼즐을 같이 찾으며 모두가 보물찾기에 매진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사랑스러웠습니다.
기적의 놀이터 7호를 방문하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마지막 코스인 기적의 놀이터 7호 '북적북적'을 방문하였습니다. 코로나 이전 가을캠프 때면 순천기적의 놀이터 1호부터 4호까지 모두 가 보았는데, 어느곳 하나 실망스러운 놀이터가 없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생긴 5호부터 7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기차가 있어서) 7호를 가보았는데 도착한 순간! 짚라인도 고장 나있고 놀이터의 모습도 일반 동네 놀이터 같아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놀이터는 그냥 그렇게 보였습니다. 물론 기존의 1호부터 4호 놀이터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이동시간을 고려해보고 어찌할까 고민하는 사이, 7호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놀이는 시작되었습니다. 고민이 무색할 만큼, 아이들은 너무나 신난 모습이었습니다. 모래를 이러저리 퍼고 옮기고, 어드벤처네트를 오르내리고, 바구니 그네를 서로 밀어주고 타고, 프렘폴린을 뛰고 있었습니다. 평소 동네 놀이터에서는 볼수 없는 물과 모래가 있었던 겁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기차놀이기구를 좋아할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가장 인기없는 놀이기구였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물과 모래만 있어도 이렇게나 잘 노는 것을, 화려한 기구들만 보았던 교사들이 부끄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돌아가는 것이 아쉬울 만큼 놀이터의 놀이는 재미났습니다.
그렇게 1박 2일을 보내고 엄마아빠를 만난 순간! 아이들은 얼마나 좋았을까요?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또 얼마나 기특했을까요?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부모님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연습하며, 세상을 살아갈 날개짓을 배우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엄마아빠들 떠나 멋진 인생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 아기스포츠단 부모님들은 또 아이들에게 날개짓을 가르칩니다. 세상 멋진 아기스포츠단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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