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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돋움]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by 조정림 2022. 1. 3.

추천자: 허정도 명예이사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다. 한국의 주류언론도 그 한복판에 빠졌다. 자극적인 기사만 찾고 클릭 회수에만 집중한다. 기자들이 하는 일은 기존 기사에 다른 기사를 복사해 붙이는 것이 거의 전부다. 제목은 자극적인 것으로 한다. 클릭 수를 끌어오기 위해서이다. 옳고 그름도 없고 소명도 없다. 


책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독일작가 하인리히 뵐이 1974년, 가짜뉴스에 대해 예언처럼 썼던 경고다. 50여 년 전 소설인데 지금의 한국 언론을 두고 쓴 글처럼 읽힌다. 


유명 변호사의 가정부였던 27살 아름다운 여성 ‘카타리나 블룸’이 댄스파티에서 첫눈에 반한 어떤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검찰은 그녀를 체포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와 하룻밤을 보낸 남자가 은행 강도였는데 그 사실을 몰랐던 카타리나가 그를 숨기고 도주시켰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검찰 조사 후 카타리나의 삶은 송두리째 파괴된다. 그녀의 내밀한 사생활까지 파고 든 검찰은 그녀를 어떻게든 은행 강도의 공범으로 몰고가려했기 때문이다. 이 때 황색언론 『차이퉁』(독일어로 ‘신문’)은 검찰과 내통하며 어이없는 날조와 선정적인 기사로 그녀를 ‘은행 강도의 정부’이자 ‘빨갱이’로 몬다. 


검찰과 언론이 함께 벌인 이 폭력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살아온 카타리나는 자신의 전부였던 ‘(인간으로서의)명예’를 모두 잃어버린다. 결국 파렴치한 언론의 폭력은 카타리나로 하여금 더 커다란 폭력을 낳게 한다. 그녀는 『차이퉁』 기자를 총으로 쏘아 죽였고 경찰에게 자신이 죽였다고 자백한다.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허위와 거짓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한국 언론을 성찰하게 하는 소설이다. 1972년 독일(서독)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하인리히 뵐은 독일의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이며 녹색당의 창당에도 기여했다. 독일 녹색당은 1996년 뵐의 업적을 기려서 자신들의 싱크탱크를 ‘하인리히 뵐 재단’으로 명명했다.

 

허정도 명예 이사는 1975년 청년Y운동으로 마산YMCA 활동을 시작하여 46년째 회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시민사업위원과 평생교육위원으로 회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37년 간 이사로 활동하면서 마산YMCA 21, 22대 이사장,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장과 재단 이사장을 지낸 마산YMCA 운동의 산증인입니다.
LH 상임감사위원 임기를 마치고, 올해 봄부터 마산YMCA 80년사 집필을 시작하였습니다. 80년사 연구를 통해 1946년 마산YMCA가 창립되기 훨씬 전인 1920년대에 마산에서 학생YMCA 운동이 일어났었다는 것을 알아내셨고, 초기 마산YMCA를 창립했던 훌륭한 선배들의 활동도 찾아 정리하고 있습니다. 

 

** 2022년 1월 소식지부터 마산YMCA 회원들에게 책을 추천할 예정입니다. 추천자 소개는 물론 추천자가 직접 작성한 책소개도 함께 담을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혹시, 도서 추천을 희망하시는 분은 T. 251-4837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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