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수련회가 2년 만에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하루 여행 콘셉트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지만, 역시 등대수련회의 진정한 묘미는 1박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오전에는 창원 다감농원에서 삼색절편 만들기, 우드 거울 만들기, 감 따기 체험을 진행했습니다. 새벽에 비가 와 살짝 걱정했지만, 곧 화창한 날씨가 되어 카메라만 대면 예술 사진이 만들어졌습니다. 주말 연수가 부담스럽고 힘든 일정이었을 텐데도 기쁘게 참여해준 촛불님들과 씨앗들 덕분에 수련회는 활기차게 시작되었습니다.

씨앗들과 함께하는 등대수련회
등대수련회는 언제나 ‘씨앗캠프’와 함께합니다. 촛불들의 자녀를 ‘씨앗’이라 부르며, 수련회가 시작되면 간단한 이별식을 가진 뒤 각자 캠프를 진행합니다. 씨앗캠프의 매력은 5세부터 초등 6학년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고학년 씨앗들은 어린 동생들을 챙기며 즐거운 1박 2일을 이어갑니다. 이번 씨앗캠프는 오승민 팀장과 박가영 간사를 중심으로 지도자들이 함께 진행했습니다.
웃음으로 시작된 만남의 시간
씨앗들과 짧은 이별식을 마친 후 본격적인 수련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처음 점등한 무지개등대가 참여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와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공을 주고받으며 등대명과 촛불명, 그 의미를 나누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컨디션을 표현하는 등 가벼운 프로그램 속에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어 ‘6×6 인터뷰’를 통해 서로를 조금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벼운 질문과 색다른 질문이 섞인 인터뷰는 서로를 다양한 시선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다음으로는 등대 인체지도 만들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머리, 가슴, 손, 발로 나누어 ‘등대에 대한 생각과 감정’, ‘등대 활성화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바라는 등대의 방향’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 이 시간 동안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등대를 향한 촛불님들의 진심이 전해져 뭉클했습니다. 촛불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2025 등대 가을운동회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기다리던 ‘2025 등대 가을운동회’를 위해 모두 잔디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운동회까지 해야 하냐”며 투덜거리던 촛불님들도 막상 시작하니 사력을 다했습니다. ‘왜가리 게임’, ‘이마 맞대고 경보’, ‘릴레이’, ‘단체 줄넘기’, ‘미션 보물찾기’까지, 승리 상품은 수건 한 장이었지만 모두가 진심이었습니다.
넘어져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작은 프로그램에도 최선을 다하는 촛불님들의 열정이야말로 1년 동안의 크고 작은 행사를 이끌어온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의 대화, 마음의 나눔
저녁식사 후에는 폐가죽 에코백 만들기를 진행했습니다. 업사이클링을 직접 경험하며 바느질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직접 만든 작품이라 더욱 소중한 에코백이 되었고, 이후에는 기다리던 뒷풀이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11월 생일을 맞은 촛불님이 유난히 많아 간단한 생일파티를 열었고, 술잔을 기울이며 구역별로 한 분씩 초대해 늦은 시간까지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따뜻한 밤이었습니다.

둘째 날, 가을을 더 깊이 만나다
둘째 날 아침, 늦은 시간까지 함께한 탓에 늦어질까 걱정했지만, 우리 촛불님들은 약속 시간인 8시 2분 전 이미 모두 자리에 모였습니다. 함께 아침식사를 마친 뒤, 봉하마을의 가을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가자들은 봉화산 등산팀과 자전거팀으로 나뉘어 각자의 방식으로 가을을 즐겼습니다.
저는 등산팀과 함께했습니다.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한 등산팀은 노무현 대통령의 어머니께서 기도를 드렸다는 바위굴을 찾았고, 부엉이 바위 근처에서는 묘한 먹먹함을 느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모셔져 있는 정토원 대웅전에서는 잠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르는 길마다 내려다보이는 봉하마을의 황금 들녘은 장관이었습니다. 멀리서 씨앗들의 벼베기 체험 현장이 작게 보였고, 저 멀리 자전거팀이 분주히 페달을 밟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함께한 아이 중 한 명이 열이 올라 급히 하산하기도 했지만, 가을 바람을 느끼며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전거팀 역시 갈대와 황금빛 논길 사이를 달리며 마음이 맑아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가을 느끼기’ 활동을 마친 후, 오전 11시 모두가 세미나실에 모여 마지막 회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칭찬으로 마무리한 회고의 시간
이번 회고 시간은 ‘칭찬 나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분이 소감을 나누는 동안 다른 촛불님들은 그분에게 전하고 싶은 칭찬을 포스트잇에 적어 전달했습니다. 소감 하나하나에는 따뜻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았지만 정말 행복했다.”
“힐링과 의미를 모두 느꼈다.”
“다음에도 꼭 참여하겠다.”
“등대활동이 너무 좋다.”
촛불님들의 진심 어린 말 속에서 웃음과 감동이 번졌습니다. 이후 각자가 쓴 포스트잇을 직접 건네며 서로에게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의미의 우분투(Ubuntu)를 상징하는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어 등대수련회의 하이라이트, ‘윤회 포옹’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번엔 눈물이 없겠지” 했지만, 역시나 아쉬움과 감동이 뒤섞인 눈물이 곳곳에서 번졌습니다. 서로를 껴안고 격려하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은 늘 수련회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물들입니다.

다시 일상으로, 그러나 마음은 함께
이렇게 1박 2일의 등대수련회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수련회에서 얻은 에너지와 감동을 이어, 올해 남은 일정인 김장나누기 행사도 힘차게 준비하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예정입니다. 등대의 촛불님들이 있어 참으로 행복했던 1박 2일이었습니다. 서로의 빛이 되어, 함께 걸은 모든 순간이 소중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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