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YMCA NEWS

멀었던 여정, 가까웠던 우리

by pgy5249 2024. 2. 2.

2024년도 힘차게 나아가기 위해 시민중계실 선생님들과 함께 강원도로 신년회를 다녀왔습니다.

2024년 1월 함께 였던 설레임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동해안 태백 기차여행을 다녀와서 라는 주제로시민중계실 지용주 선생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시민중계실에서 태백눈꽃축제 여행을 가던 날, 간사님을 비롯하여 상담원 9명은 마산역에서 설렘을 안고 출했습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어둑한 풍경 뒤로 주홍빛 일출의 모습이 찬란했습니다. 열차 안에서 우리들의 이야기 꽃이 추위를 녹일 만큼 뜨거웠으나, 김천역에서 내려 태백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했습니다. 김천역 앞에는 150년 된 소나무가 커다란 분재 작품처럼 수형을 뽐내며 여행객을 맞이해 주고 있었습니다.

 

눈 쌓인 태백산 국립공원이 나타나며 우리 지역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고, 늘어진 나뭇가지도 억새 풀도 상고대와 눈꽃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절경에 손이 얼어버리는 것도 잊고 사진 촬영을 위해 장갑을 벗고 동심으로 돌아가 뛰어보았습니다. 소한의 날씨라 영하의 맹추위였지만, 우리 시민중계실 선생님들의 따스한 마음이 모여서 분위기는 최고조로 뜨거웠고 행복했습니다.

 

태백산 국립공원에 위치한 동양 최대의 석탄박물관 관람은, 우리나라의 역사까지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좋은 여행의 일정이었는데, 탄광 지하 벙크의 현장감을 더 실감나도록 하기 위해, 엘리베이트를 타고 가게 했는데 실제로 지하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탄광의 역사와 광산 노동자들의 일상과 위험한 지하 막장을 현장감 있게 재현해 놓았고, 새까만 탄진 공해 속에서 작업하는 광부로 만들어 놓은 야윈 모습의 마네킹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찡하기도 하였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일이 힘들어도 자식들 교육비를 댈 수 있다는 보람에 가족을 위한 헌신적인 희생이 희망이자 의무였을것이고. 또한, 경제성장과 나라발전을 위한 피와 눈물이었으리라 생각하니 그 고마움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지금은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났지만, 광산 노동자들의 삶을 이렇게나마 보존하여 석탄산업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놓았고, 석탄박물관은 살아 있는 교육장으로 활용되어 후손들에게도 소중한 가치로 여겨져서 더욱 의미 있는 관람이 되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죽변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동해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 4,8km의 길이로 달리는 죽변 해안 스카이레일에 탑승하였습니다. 사람이 달리는 것 보다 조금 빠른 속도였지만 동해바다의 시원함을 느끼며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에 여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바다 위로 세차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옆에 앉은 H선생님은 여러 해 동안 파도에 부딪히며 진하게 변한 방파제의 돌을 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바위의 색깔을 보면 연륜을 알 수 있다고 하였고, 우렁찬 파도 소리와 푸른빛 바다 위로 달리는 스카이레일은 봉수항 정차장에서 돌아 절벽 옆으로 달리는 동안,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을 볼 수 있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였다. 바람과 파도에 깎기며 형성된 자연의 걸작품들을 가까이 마주하게 되니 가슴이 벅찼습니다. 절벽 옆으로 키가 크지도 못하고 거친 해풍과 바위틈에 붙어살아가는 노송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면서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삶의 의지를 배우게 되었다스카이레일에서 내리는 때는 일몰의 경이로움에 매료되기도 하였습니다.

 

죽변항과 후포항 사이에 강의 하구와 바다가 마주하고 있는 남대천 하구에는 은어 다리가 있었다. 강줄기들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곳에 은어가 몰려든다고 은어다리라고 이야기해주었고, 다리 양쪽으로 은어 모형에서 쏟아지는 불빛이 바닷물에 일렁이고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형형색색의 빛이 바뀌어 가는 다리 위를 걸으며 차가운 겨울바람에도 운치 있다며 환호를 하였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