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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선물

by 골목대장허은미 2026. 9. 2.

여름이되면 아이들의 놀이는 깊어집니다. 물놀이가 가능한 계절이기 때문이지요. 평소 수영을 배우기에 물을 가까이 하는 아이들이지만, 어찌 수영장에서 물놀이와 자연에서의 물놀이가 같겠습니까. 계곡에서의 물놀이는 차원이 다릅니다.

 

수영장에서의 물놀이는 물속에서 움직이며 운동신경이 발달하고 심폐기능도 좋아지지만 인공적인 환경으로 예측이 가능한 곳입니다. 평평한 바닥으로 모든 시야가 확보되기에 물에 적응하였다면 안전하게 놀이가 가능합니다.(놀이적 측면에서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계곡은 다릅니다. 울퉁불통한 바닥에 흐르는 물살을 이겨내야합니다. 어떤 곳은 깊기도하고, 어떤곳은 얕기도 합니다. 어떤곳은 돌이 미끄럽기도 하고, 어떤곳은 괜찮기도 하지요. 둘러보는 모든 시야가 다릅니다. 이처럼 모든 자극이 예측불가능한 곳으로 뇌과 근육이 끊임없이 소통하게 만듭니다.

 

 

차가운 수온, 물소리와 바람 소리,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 돌의 촉감 등 다채로운 자연의 오감이 동시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뇌는 이 복합적인 감각 정보들을 처리하고 정리하면서 시냅스 회로를 더욱 촘촘하게 연결합니다. 또한 자연 속에서 들리는 물소리와 바람 소리(백색 소음)는 뇌파를 알파(α)파 상태로 만들어 정서적 안정감도 줍니다. 또한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며 얻는 즐거움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회복탄력성과 모험심을 길러주기까지 합니다.

 

계곡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공간 자체가 아이에게는 훌륭한 '자연식 감각 통합 치료실'이자 '뇌 자극 놀이터'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냥 계곡에서 놀기만 했을뿐인데 아이들은 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다각적 측면에서의 자극이 이루어지고 발달되어 가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결과물들을 쏟아내는 교실에서 벗어나 아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에서 많이 놀아햐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유아기의 아이들에게 한글자보다는 자연을 더 많이 접하게 해주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훌륭한 경험을 위해 계곡에 가야하는데...올해는 가뭄이 참으로 심했습니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내일은 계곡을 갈거라 안내를 하고 또 비가 오지 않아 헛탕을 치기를 반복하였습니다.(이 또한 훌륭한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자연은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알고,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니까요.)

 

아이들과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계곡에 놀러 가고 싶어요! 꼭 비오게 해주세요!" 기도가 간절히 통했는지 아이들이 계곡에 다녀온날 재잘재잘 경험담이 영웅담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공룡 같은 큰 하얀새(외가리)를 봤다하기도 하고, 물속에서 다슬기를 엄청 많이 잡았다고 누구는 없어서 자기가 줬다하기도 하고, 선생님한테 물을 뿌려 선생님 옷이 다 젖어 재밌어다 하기도 하더군요.

 

며칠 뒤에는 형아반에도 소문이 나서 계곡에 놀러 가려고 하는데 또 왠일이지...계곡 가기로 한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계곡을 갈수가 없었습니다. 수영장은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자연은 이렇게 예측 불가능합니다. 당연한 것에서 벗어나 더 소중하고 간절해지고 이루어졌을때는 기쁨이 배가 되는 것! 이것이 자연이 아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아닐까요? 자연의 선물을 주는 어른들이 많아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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