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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부산에서 ‘오늘의 자유’를 만나다

by 놀자 2026. 8. 27.

8월 15일 광복절, 로라핑들과 조금 특별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피란도시 부산!

평소 화려한 도심과 해수욕장을 떠올리던 아이들은 피란도시에 의아해했습니다.

역사 공부라고 하면 교과서와 어려운 연도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나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역사 속 사람들의 삶과 오늘 우리의 삶을 연결해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

 

부산의 시간 속으로

첫 번째 장소는 부산근현대역사관이었습니다.

전시관에 들어선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조용히 전시물을 살펴보다가 하나둘 궁금한 것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전시를 꼼꼼히 살펴보고, 눈에 들어오는 물건과 이야기를 찾아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부산의 근현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등 우리가 책에서 배웠던 역사가 결국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이었다는 사실을 만나게 됩니다.

지하1층 특별전시실에서 만난 부산의 바다는 역사관을 새롭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사관도 박물관도 재미있다는걸 알려준 특별전이였습니다.

 

2026년 광복절, 오늘의 우리를 기록하다

역사관을 나온 뒤에는 보수동 책방골목의 흑백사진관을 찾았습니다.

과거 사람들의 모습이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오늘의 기록이 되었듯, 이번에는 2026년 광복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어색해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사진사의 포즈 추천과 보기 좋은 가족이라는 말에 어느새 웃음이 이어졌습니다. 

사진 한 장을 남기는 일이 대단한 활동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사진을 다시 펼쳐보면 그날의 표정과 함께 지금의 나도 하나의 역사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과 함께 각자 ‘오늘의 나에게 남기고 싶은 한 문장’도 생각해보았습니다. 역사를 바라보는 여행 속에서 현재의 나를 기록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광복절에 찾아본 ‘2만 원의 자유’

부산의 대표 맛집 이재모피자에서 점심을 먹은 후 광복동과 국제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이 시간에는 조금 특별한 이름을 붙였습니다. 로라핑들의 ‘취향해방’

광복절에 나라가 자유를 되찾은 의미를 생각해보았다면, 이번에는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작은 자유를 직접 누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2만 원 안에서 무엇을 먹고, 무엇을 사고, 어디를 둘러볼지 스스로 선택했습니다. 누군가 정해주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격을 살펴보고,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남은 돈을 계산해가며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활동지에  ‘품목·지출액·잔액’을 직접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단순히 돈을 쓰는 체험이 아니라 주어진 범위 안에서 선택하고 그 선택을 스스로 책임져보는 경험을 담고 싶었습니다. 거리에서는 또 하나의 미션도 있었습니다.

 

‘세월, 맛과 멋이 느껴지는 부산의 모습 5컷 남기기‘

오래된 간판과 건물, 시장의 풍경을 찾아 사진을 찍으며 부산이라는 도시가 간직하고 있는 시간도 각자의 시선으로 담았습니다. 부산 원도심을 둘러보는 활동에는 역사적인 사건이 특별한 전시관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리와 시장, 일상에도 이어져 있음을 경험하도록 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숫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으로

여행의 마지막 장소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었습니다.

강제동원의 역사는 숫자와 사건만으로 접하면 청소년들에게 멀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많은 것을 외우기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이야기를 하나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질문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한마디를 전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전시를 따라가다 보면 강제동원이라는 거대한 역사 안에 각자의 이름과 가족, 일상이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번 활동에서는 그들의 삶을 통해 자유와 인권, 자기결정의 의미를 생각하고, 마지막에는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 한 가지’도 찾아보았습니다.

광복은 81년 전 한 번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 결과로 주어진 자유는 우리가 오늘도 살아가고 있는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

쉼터로 돌아와 하루의 활동을 마치며 기억에 남는 장면과 사람, 문장을 나누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역사에 대해 많이 알아간다기보다 부산의 오래된 거리에서 시간을 느껴보고, 과거를 살아간 사람의 이야기에 잠시 귀를 기울이고, 흑백사진으로 지금의 자신을 남겨보고, 자신의 돈을 자신의 생각대로 사용해보는 경험.

그 경험들이 모여 ‘자유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한 번쯤 자신의 삶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는 일이 아니라

어쩌면 오늘 내가 살아가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26년 8월 15일.

우리는 부산에서 과거의 시간을 만났고,
그 시간을 지나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범한 일상을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흑백사진 한 장 속에
그날을 살아간 ‘오늘의 우리’도 함께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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